책소개
‘사이다’와 ‘폭력’은 한 끗 차이!
솔직함과 무례함, ‘자기 의사 표현’과 ‘언어폭력’의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요즘 아이, 남철이의 개과천선 스토리!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사실만을 콕 찍어 말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돌려 부드럽게 표현하기도 하고, 때로는 선의의 거짓말도 필요하고, 감정을 담은 위로도 건네야 할 때가 있기 때문이지요. 사실과 거짓, 이 두 가지로만 모든 이야기를 전할 수는 없습니다. 그만큼 말은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지요. 《익사이팅북스 레벨2. 우리 반 팩폭러》는 ’욕 킬러’에서 ‘칭찬 스타’가 된 남철이가 더 많은 칭찬을 받고 싶어 바른 말을 하게 되면서, 인터넷과 친구들 사이에서 ‘사이다 발언’으로 호응을 얻자 그 발언이 점점 삐뚤어진 표현으로 생각을 전하게 되고 결국 수위를 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입니다. 자기 생각에 ‘사실’을 이야기한 것뿐이니 잘못이 없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점차 이상해지는 분위기에 마음이 불편해지는 남철이의 심리를 따라가며, 말이란 어떻게 전하느냐에 따라 ‘언어폭력’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유쾌한 이야기 속에 담은 작품입니다.
목차
1. 사이다 전설의 시작
2. 팩폭러 등극
3. 내 닉네임은 팩폭러
4. 그러던 어느 날
5. 사이다일까? 팩폭일까?
6. 칭찬 놀이
7. 관찰의 힘
8. 누구일까?
9. 전학
10. 욕 킬러 대 팩폭러
11. 말의 온도
* 작가의 말
저자
임지형 (지은이), 박정섭 (그림)
출판사리뷰
‘사실’이라는 포장 안에 든 가시 돋친 말들,
말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는 가치를 전하는 이야기
‘욕 킬러’에서 ‘칭찬 스타’로 거듭난 남철이. 더 많은 칭찬을 받고 싶어서 잔뜩 들떠 있던 남철이에게 어느 날, 자주 접속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초등 집합소’에서 자기가 쓴 댓글로 많은 사람들에게 ‘좋아요’를 받는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솔직한 생각을 얘기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이렇게나 좋아해 주자 남철이는 어깨가 으쓱해지지요. 이런 일은 학교에서도 일어납니다. 친구들이 남철이의 말을 듣고 ‘완전 사이다!’ 하고 치켜세워 주자, 남철이는 자기 생각을 사실대로, 그대로 전하는 것이 옳다고 믿게 되면서 스스로 ‘팩폭러’가 되겠다고 마음먹게 됩니다.
그런데, 결심한 다음날부터 남철이의 입은 쉴 새 없이 움직입니다. 석호 얼굴은 질서가 없고, 미라는 뚱뚱하며, 소윤이와 주미는 못생겼다는 이야기를 망설임 없이 내뱉는 남철. 그러고서 남철이는 이렇게 되뇝니다.
난 사실을 말했다. 사실을 말하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그러니까 팩트로 따지고 드는 팩폭은 엄연히 나쁜 게 아니다. (52쪽)
여기서 남철이가 이야기하는 ‘사실’은 사실 남철이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또한 외적인 것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비난에 가깝지요. 결국 ‘사실’이라는 상자로 포장된 남철이의 가시 돋친 말에 친구들은 큰 상처를 받기 시작합니다.
아직 ‘언어폭력’에 대한 개념이 명확히 잡혀 있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팩폭러’라는 별명은 엄청나게 매력적이고 솔깃한 이미지일지도 모릅니다. 때문에 이 책은 팩폭러인 남철이가 ‘사실’이라는 명분에 ‘솔직함’이라는 무기를 쥐고 말에 담긴 무서운 뜻을 모른 척하며 자신의 태도를 정당화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한 말이 얼마나 쉽게 인신공격으로 돌변해 남에게 상처를 주는지와 배려 없는 무례한 말은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날카로운 무기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하여 어린이 독자들에게 깊은 생각거리를 남겨 줍니다.
이후, 반 아이들과 함께한 ‘칭찬 놀이’에서 남철이는 자신의 모습을 처음으로 되돌아보게 되고, 다른 친구들이 대화하는 모습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자신이 잘못을 하나씩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옳다며 계속 고집 피우지 않고, 스스로 깨닫고 변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주지요. 책 속 남철이의 경험을 통해, 어린이 독자들이 말이 가진 무거운 힘을 느끼고 대화를 나눔에 있어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며 배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길 바랍니다.
“네가 하는 말은 사이다도 아니고 팩폭도 아니야.
그냥 언어폭력이라고!”
바른 언어 습관과 대화 태도가 확립되지 않은 어린이들이
잘못을 깨닫고 올바른 가치관을 세워나가기까지
남철이는 아주 조금씩, 그리고 서서히 자신의 잘못을 깨달아 갑니다. 남철이의 말이 ‘사이다’가 아니라고 말하는 형, 주변은 물론 나 자신을 끊임없이 관찰해야 한다고 말하는 햄버거 가게에서 만난 아저씨, ‘칭찬 놀이’를 하며 남철이에게는 칭찬을 적어 주지 않는 반 친구들……. 거기에 덧붙여, 참았던 울분을 폭발하듯 내뱉는 소윤이의 말은 주인공 남철이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어린이, 어른 독자 모두의 마음을 때립니다.
“팩폭은 거짓말하는 사람들의 말이 잘못되었단 걸 근거를 대고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거야! 그런데 넌 논리나 근거가 아니라 가만히 있는 친구들의 외모를 비하했잖아. 석호한테도, 나한테도, 미라한테도, 주미한테도! (…중략…) 네가 하는 말은 사이다도 아니고 팩폭도 아니야. 그냥 언어폭력이라고!” (104쪽)
남철이에게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을 따라가면서, 어린이 독자들은 자연스레 스스로의 대화 습관을 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내가 친구에게 남철이처럼 이야기한 적은 없을까?’, ‘사실이라는 말로 나 자신을 정당화하진 않았을까?’ 등등 자신이 했던 말들을 돌이켜 보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알맞은 말의 온도를 찾으려 노력하는 언어 습관 태도도 가질 수 있습니다.
임지형 작가의 노련함이 느껴지는 흡입력 있는 글과 박정섭 작가의 독보적인 상상력과 유쾌함이 빛나는 이번 작품 《익사이팅북스 레벨2. 우리 반 팩폭러》. 우리 반 ‘칭찬 스타’에서 우리 반 ‘대화 스타’로 변해 갈 남철이가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세상을 더욱 따뜻하게 할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를 가슴 가득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