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해가 늦게 뜨는 아침』은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로 2011년 칼데콧상을 수상한 필립 C. 스테드와 에린 E. 스테드 부부의 신작 그림책이다. 따로 또 같이 책을 만들며 미국의 대표 그림책 작가로 자리매김한 스테드 부부는 특유의 온화하고 다정한 세계를 『해가 늦게 뜨는 아침』을 통해 다시 한번 담아냈다. 농장에 사는 노새, 젖소, 조랑말은 해가 뜨지 않자 올빼미의 조언을 따라 ‘세상 끝’에서 아직 자고 있는 해를 깨우러 간다. 해를 깨우려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해가 뜨지 않으면 농부 아주머니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아침밥을 먹을 수 없을 테니까. 농장 마당 밖으로 한 번도 나가 본 적이 없는 노새, 젖소, 조랑말은 자신들이 지닐 수 있는 최대의 용기를 북돋우며 나름의 모험을 펼쳐 나간다. 고요하고 잔잔한 새벽녘의 울림은 세 동물의 모험 끝에서 확인하게 되는 반전과 유머를 만나 그림책을 읽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스테드 부부가 함께 작업한 그림책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유독 주목과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각자의 장점이 서로의 장점을 더욱더 돋보이게 만들어 주기 때문일 것이다. 필립의 따뜻한 문장이 이끌어 내는 오묘한 이야기, 에린의 섬세한 화풍으로 담아낸 새벽 어스름의 고요한 풍경. 두 사람이 빚어내는 드라마틱한 시너지를 『해가 늦게 뜨는 아침』 속에서 함께 확인해 보자.
저자
필립 C. 스테드 (지은이), 에린 E. 스테드 (그림), 강무홍 (옮긴이)
출판사리뷰
● 용기를 내면 만날 수 있는 감각과 경험들
《해가 늦게 뜨는 아침》은 노새와 젖소, 조랑말이 떠나는 당차면서도 귀여운 모험을 그린다. 농부 아주머니를 깨우기 위해(사실은 아침밥을 먹기 위해) 올빼미의 조언에 따라 ‘세상 끝’으로 해를 찾으러 떠난 이 모험은 사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헛간에서 농부 아주머니가 살고 있는 집 앞까지 걸어가는 것에 가깝다. 하지만 이 세 동물은 자신들이 살고 있던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낯선 존재와 알지 못했던 풍경 들을 만난다.
노새와 젖소와 조랑말이 바짝 붙어 서서 걸어가요. // 젖소가 주둥이로 잠든 양을 톡 쳐요. / 그러곤 이슬이 맺힌 양털의 서늘한 감촉을 느끼며 물어요. / “양은 무슨 꿈을 꿀까?” // “양이 나오는 꿈을 꾸지.” / 노새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대답해요. _본문 중에서
노새와 젖소와 조랑말은 / 집에서 너무 멀어지니 겁이 나서 / 눈을 감고 귀를 기울여요. / 사각, 사각, 사각 / 옥수수 줄기가 몸을 스치는 소리를 들어요. _본문 중에서
이슬이 맺힌 양털의 서늘한 촉감, 옥수수 줄기가 몸을 스칠 때 나는 사각사각한 소리……. 노새와 젖소와 조랑말은 이 모험을 통해 처음 느껴 보는 감각과 감정 들을 경험하게 된다. 따뜻한 헛간과 좁은 농장 마당에서는 상상해 본 적 없는 것들이다. 독자 혹은 인간이 보기에는 사소하고 하찮아 보일지 몰라도, 세 동물에게는 ‘어디서 솟아났을까 싶을 만큼’ 큰 용기가 필요한 모험이다.
때때로 새로운 경험은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구분 짓는다. 모험을 마친 노새와 젖소와 조랑말은 이제 해가 늦게 뜨더라도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해가 세상 끝에서 뜬다는 걸, 해가 뜰 때는 수탉이 운다는 걸, 해가 아무리 늦게 뜨더라도 농부 아주머니는 아침밥을 주러 올 거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 옛이야기식 안정된 구성, 즐거운 혼란을 주는 흥미로운 서사
〈아모스 할아버지〉 시리즈, 《지혜로운 늙은 개에게 창이 되어 주고 싶어》 등의 전작을 통해 서정적이면서도 단단한 문장의 힘과 아름다움을 이미 인정받은 바 있는 필립 C. 스테드. 《해가 늦게 뜨는 아침》에서도 필립은 문장의 적절한 반복, 세련된 의성어 및 의태어 사용 등을 통해 이야기를 보드랍게 매만졌다.
특히 노새와 젖소와 조랑말의 여정과 모험은 이솝 우화나 옛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서사 구성으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조언자(올빼미)의 말에 따라 낯선 목적지로 발걸음을 옮기는 세 동물은 비슷한 듯 다른 풍경 속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이야기를 가까이, 또 멀리서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노새와 젖소와 조랑말의 여정이 농부 아주머니의 꿈과 중첩되는 후반부 장면은 이 이야기가 정말 일어나는 것인지, 사실은 농부 아주머니의 꿈속인지 독자들에게 즐거운 혼란을 던져 준다.
이처럼 필립의 간결한 문장, 흥미로운 서사 구성을 지닌 《해가 늦게 뜨는 아침》은 어린이 독자들은 물론, 성인 독자들에게도 그림책 읽는 즐거움을 새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 섬세하고 따뜻한 화풍으로 담아낸 시골 농가의 고요한 정취
여러 전작에서 그러하듯 《해가 늦게 뜨는 아침》에서도 에린 특유의 서정적이고 아늑한 삽화는 빛을 발한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어슴푸레한 새벽부터 이제 막 해가 떠오르는 아침까지 시간에 따라 점점 달라지는 공간적 배경의 변화는 물론이고, 그 시각 그 장소에서 느껴지는 냄새와 소리까지 느껴질 만큼 오묘한 색감과 화면 구성을 통해 시골 농가의 고요하고 고즈넉한 풍경을 아주 잘 담아냈다. 더불어 노새와 젖소, 조랑말, 올빼미, 수탉 등 여러 동물 캐릭터들을 사랑스럽고 보드랍게 묘사했다.
또한 《해가 늦게 뜨는 아침》 속 삽화의 디테일한 부분들을 자세히 뜯어보는 것 역시 이 작품을 읽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헛간을 간신히 밝히고 있는 작은 등, 닭장 꼭대기에 서 있는 올빼미를 은은하게 비추는 보름달, 새벽과 아침 사이에만 볼 수 있는 신비로운 푸른빛, 힘차게 아침을 알리는 수탉의 새빨간 볏……. 천천히 하나하나 짚으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세상 모든 것에 깃든 고요’가 우리 마음속에도 깃들 것이다.
해외 매체 추전
스테드 부부는 〈아모스 할아버지〉 시리즈만큼이나 독창적이고 온화한 세계를 그려냈다. 부드러운 색채와 귀여운 동물 캐릭터를 섬세하게 배치하여 독자들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이 부부 작가에 대한 모든 기대를 충족시키는 작품. _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아름다운 묘사가 압권이다. 칼데콧상 수상 작가 부부가 만든 새롭고 사랑스러운 이야기.
_ [북리스트]
당신의 그림책 선반에 이 보석 같은 작품을 넣는 것을 망설이지 마라. 시간 낭비일 뿐이다.
_ [커커스 리뷰]
필립의 부드러운 문장은 어린이 독자들이 ‘자신의 꿈은 어떤 풍경을 하고 있는지’ 떠올려 보게 한다. 에린의 그림은 유머의 찰나를 기가 막히게 포착해 냈다.
_ [혼 북]
온화하면서도 유쾌한 이야기. _ [퍼블리셔스 위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