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 대원만 선정 강의(남회근 저작선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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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 대원만 선정 강의(남회근 저작선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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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60518193
출판사
부키
저자
남회근
발행일
2020-11-18
밀교 대원만 선정 강의(남회근 저작선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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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어떻게 삼매를 얻어 공, 낙, 명, 무념에 이를 것인가
티베트 불교 대원만 선정 실제 수행의 정수를 말한다


이 책은 티베트 불교의 가장 오래된 종파인 닝마파의 법본을 강의한 것이다. 티베트 불교의 밀교적 성격이 잘 드러나는 이 법문은 어떻게 삼매를 얻는지, 삼매로부터 어떻게 깨달음에 이르는지를 알려 주는데, 그 핵심이 대원만 선정법이다. 이 법문에서 삼매의 요건으로 제시하는 것이 공空, 낙樂, 명明, 무념無念이다. 공락을 얻는 방법으로는 기맥 수련을, 공명의 성취에는 중맥 수련을, 무념법으로는 관상을 제시한다.

삼매와 깨침에 대한 강의를 핵심으로 하지만 그 외에도 관정법, 상사상응법, 백골관, 관상법, 기맥의 실제 등에 대해서도 깊이 다루고 있다. 수행의 준비를 다룬 1부에서는 수행의 처소는 어떠해야 하고, 진정한 염리심과 출리심은 무엇인지, 스승을 믿고 법을 믿는 마음이 왜 중요하고 어떠해야 하는지를 말하며, 사람의 몸은 얻기 어려우니 서둘러 수행하고, 굳건히 믿고 성실하게 믿고 경건하게 행하라고 절절히 전한다.

저자는 밀교 수행법 강의를 원치 않았다. 명심견성에 이르지 못한 수행자가 밀교 수행을 익히면 마도에 빠지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삼계 해탈을 구하는 방편 법문이 삼계로 타락하는 방종의 구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은 숨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자의 신념이고 현 시대에 밀교 또한 밝혀질 수밖에 없다. 출가 수행자를 대상으로 한 이 강의에서 우리는 그간 밀교에 대한 무지로 인해 가졌던 많은 오해를 털어 낼 수 있다. 정통 밀교의 참모습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불교에 대한 단견과 오해 또한 크게 걷어 낼 수 있다. 무념이란 무엇인지, 진정한 관정은 어떤 것인지, 공의 상태란 어떤 것을 말하는지 등은 그 좋은 예이다. 책은 깊고도 넓은, 수많은 방편 또한 다루면서도 견성見性의 바른 길을 놓치지 않는다. 수행이 아니더라도 통념을 넘어선 불법을 만나고 싶다면 책은 귀한 자료가 될 것이다. 방편에만 가까이하는 자 도에서 멀어지지만 방편을 멀리하는 자 역시 도에서 멀어진다. 티베트 밀교 수행 법문을 통해 화두 참선법이나 남방의 위파사나 등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무량한 수행법의 이치를 만나게 될 것이다.

목차

옮긴이 말 |출판 설명 |『대원만선정청정휴식거해』 서문

1부 수행의 준비

제1강
서론|역자의 해설|무엇을 휴식이라고 하는가|청정원만은 무엇인가|휴식과 선정|큰 수레에 같이 타고 해탈성에 들어가다|경례의 의미

제2강
두렵고 떨림으로 법왕을 마주하다|대행의 보현여래|몸과 지혜가 하나가 되어 작용을 일으킨다|변하지 않는 광명청정|자성에 정례하고 자성을 공경하라|불법의 성취는 스스로 지혜를 증득하는 것|환경과 계절|수행의 처소

제3강
부적합한 수행의 처소|네 가지 도량|광선과 수행|지관을 수행하는 장소|누가 법기인가|법기가 아닌 사람에게 법을 전하지 말라

제4강
무념에 대한 잘못된 이해|무념 수행법의 세 단계 중 사법|무념 수행법의 지법과 일월 정화의 채집|희론을 떠나야 공성이 생겨난다|무념 수행법의 수법, 어떻게 공을 수지하는가|사람의 몸은 얻기 어려우니 서둘러 수행하라

제5강
불법 수행과 스승의 중요성|계율과 위의|굳건하게 믿고 성실하게 믿고 경건하게 행하라|팔풍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어야|부지런히 수행하여 마음의 의혹을 없애다|생명을 낭비하지 말고 수시로 정념을 일깨우라|힘써 정진하고 서둘러 수행하라|번뇌는 견고하고 복은 얻기 어려우니

2부 정定의 수행과 관정

제6강
스스로 불법의 체계를 세우고 조절하라|염리심과 대비심이 수행의 전제 조건|지혜는 삼유에 머물지 않고 자비는 적멸에 머물지 않는다|어떻게 전행을 수행하는가|관정의 중요성|관정은 도의 근본이다|비밀관정, 희론을 떠나 공도 유도 아님을 깨닫다

제7강
수행은 반야지혜를 얻고 공성의 깨침이다|능과 소, 몸과 마음이 전일하다면|기와 명점|정화하여 성숙시키는 관정|스승의 법보시가 관정이다|생기차체는 명심견성을, 원만차제는 진공묘유를|습기를 전화하면 성불한다|주문, 염송, 관상은 행위와 마음을 일치시키는 것

제8강
상사상응법의 수지와 그 공덕|정성스럽고 간절한 마음이 가행이다|전행 수행법의 네 단계|정행도의 수행법|공과 낙, 삼맥사륜 수행법|백골관의 결정적 순간

제9강
정륜 후륜 심륜 제륜. 사륜에 관해|좌맥 우맥 중맥, 삼맥에 관해|삼맥사륜과 대락법|백골관의 오묘함|공성의 깨침과 자성광명의 드러남|공락정의 수행법

제10강
중맥 심륜을 여는 수련|공명정의 수행법|삼매진화와 광명의 경계|제심하처 후 지혜광명|빛은 어디에서 오는가|자성광명을 얻은 후의 네 가지 공력|수지의 공덕으로 장애를 끊고 신통을 얻다

제11강
무념법을 수지하다|무엇이 진정한 무념인가|신통은 무념으로부터 온다|대원만 선정 수행법의 단계|낙, 명, 무념은 평등하게 수지해야 한다|낙, 명, 무념이 한쪽으로 치우치면|낙을 수지할 때의 치우침

3부 편향과 조치

제12강
명을 수지할 때의 편향|명이 치우쳐서 일어나는 장애|무념 수지로 인한 편향과 과실|어떻게 편향을 대치할 것인가|어떻게 과실을 조치할 것인가

제13강
생사와 열반은 꿈같고 환상 같다|일체가 환상임을 아는 상근기의 수행법|마음을 한곳에 집중하는 중근기의 수행법|일체의 수지 장애를 대치하는 법

제14강
법에 머무르지 않다|수음 경계의 낙, 명, 무념|정을 흘려버림에 관해|다시 공락정 수지를 말하다|공락정 수지의 대치법과 조치법|공명정 수지의 대치법과 조치법

제15강
무념법의 수지를 다시 말하다|둔근의 수행법|칠지좌법과 몸의 조절|몸과 관련된 낙, 명 수지법|장애가 있을 때 물품을 이용한 조치

제16강
약물과 수행|유법의 마지막은 일념과 경계를 놓아 버리는 것|공락, 공명, 무념이 의지하는 조건|몸을 닦아 얻는 대락의 경계|수기법은 한곳에 묶어 두기 위함이다|마음이 무념 상태가 되는 수기의 방법|기가 중맥으로 들어간 후 공덕의 드러남

제17강
안팎의 기를 닦는 수행법과 주의점|수도의 세 요점|광명은 무엇인가|어떠해야 무념이라고 부르는가|외부의 힘에 기대지 않다

제18강
법을 전한 사람과 일|심념을 수습하는 다섯 단계|정행을 수습하는 세 가지 요점|무념법의 수지를 또 말하다

저자

남회근

출판사리뷰

석가모니 부처님이 불법을 일으킨 지 2500년. 불법은 인도에서 중앙아시아로 스리랑카로, 그리고 중국과 티베트, 한국과 일본, 인도차이나 반도로, 오늘날엔 유럽과 미국으로 지역의 범주를 넓혀 왔다. 학문적으로는 프랑스와 일본이 가장 앞선 나라들인데, 바다 건너 유럽의 불교 이해는 동양의 우물 안 개구리 식 추측을 넘어선 지 오래다. 대만에서는 이 법본(강의 원본)이 인쇄되어 나오자 많은 사람이 ‘비법을 공개해서는 안 된다’며 욕을 했는데, ‘고도 근시 사람들’은 이 법본의 프랑스어 번역본이 이미 백여 년 전 번역되어 전해졌다는 사실을 몰랐다. 어떻게 서양인이 불교를 깊이 이해하고 있느냐고 의아해하지만, 서구는 이미 200년 전에 불교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시작하여 불경의 번역에서부터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이제는 더 이상 연구할 것이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한다.

그런 서구에서 요즘 특히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티베트 불교다. 8세기경 인도에서 불교를 받아들인 후에 티베트에서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불교인 이른바 ‘밀교’다. 밀교는 티베트가 불교를 받아들일 때 인도의 후기 불교인 밀교를 수입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밀교에 대한 이해와 오해

밀교는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쉬운 단어다. 문자 그대로 보면 ‘숨은 가르침[密敎]’이니 뭔가 어두운 구석이 있는 것 아닌가 싶고, 실제로 남녀 쌍수(雙修)라는 오해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오해는 오해일 뿐이다. 밀교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말씀을 전승한 불법이요 가르침이다. 누구나 존경하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 달라이 라마 14세가 바로 밀교 수행승이다.

세간의 오해로 인해, 또 중국 선종사에 대한 좁은 상식으로 인해 한국에서 밀교는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행히 지난 30여 년 동안 밀교 서적이 일부 번역되었지만 실제 수증과는 거리가 있는 원론적인 가르침이 대부분이었다.

『밀교 대원만 선정 강의』에 많은 분이 의아할 수 있다. 남 선생이 선종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일찍이 20대 중반, 깨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티베트로 들어갔다. 티베트 곳곳에 흩어진 많은 고승 대덕 활불(活佛)과 만나서 초심자의 자세로 밀교 수행을 했다. 법문무량서원학, 그 서원의 일환이었다. 굳이 티베트 밀교의 대사(大士)임을 증명하는 인정서(印定書) 아사리 계(戒)까지 받은 것은, 대사의 자격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불법을 장엄하기 위해서였다.

저자는 세상에 불법을 펼쳐 온 지 30년 가까운 1979년에야 비로소 밀교 강의를 공개했는데, 그 강의를 글로 옮긴 것이 이 책이다. 그동안 왜 밀교 강의를 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선생의 말에서 드러난다. “저는 일반인이 밀종을 배우는 것에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선종을 수행해서 성공하지 않고서, 선종의 명심견성이라는 이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서 밀법을 배우면 마도(魔道)로 빠지지 않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국과 티베트 간 학술 교류로 밀교 수행법이 대중에게 이미 공개되었고, 또 서양에 널리 전파되어 “불법을 배운다면서 밀종을 모르는 사람들을 학자이면서 외국 과학을 모르는 사람”으로 여기는 ‘실로 기이한 유행’이라 할 만한 문화도 있었다. 이 사람 저 사람이 몰래 베끼다가 결국 원래 모습을 잃어버리면 법본이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등 뒤에서 ‘아무개가 밀법을 공개한다니 큰일이다’ 하는 비난을 감수하고 공개하기로 했다.

출가자의 첫걸음, 수행자의 마음자세

1979년에 이루어진 이 강의는 출가 수행자들의 요청으로 시작되었다. 평상시와는 다르게 대단히 엄격했고 늘 경계의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다른 강의와 달리 녹음도 허락하지 않았고 수강자들의 강의 기록을 점검하고 바로잡아 주기도 했는데, 함부로 전파하거나 단장취의하는 것을 염려해서였다.

출가자가 대상이었기에 수행자의 자세, 요즘 사람들의 수행의 문제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또 수행의 준비 이전의 가행(加行)은 집을 지을 때 골격을 세우는 것이라며 수행의 기초가 전혀 없는 현대인들에게 수행하려는 절실한 마음이란 무엇인지 말한다. “여러분은 무엇 때문에 수지가 그토록 어렵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대부분 전행의 기초는 아예 준비하지 않고 그저 감정적으로 출가했습니다. 이성적으로 출가했다면 이러한 수지의 전행이 아주 엄격했을 것이고 많은 불경을 봤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경전을 보는 태도는 대강 훑는 정도입니다. 현대인은 특히 빠른 것을 좋아해서 빨리 할 수 있으면 좋아하고 기초적인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행의 수지를 소홀히 여깁니다.”

또 정성을 다해 공경하는 마음조차 일으키지 못하며 그런 것을 미신에 가깝다고 여기니 “위로는 제일류의 최상의 지혜에 이르지 못하고 아래로는 맨 아래 수준의 수행법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기본을” 닦지 않으니 성취가 어렵다는 것이다. 남 대사는 자신의 수행 경험을 말하며, 맹목적으로 믿지는 않았지만 대단히 성실했는데 “마땅히 해야 할 것은” 곧바로 했고, “절대로 자신을 총명하다 여겨서 형식주의로 흐르지 않았으며” “밀종의 공양을 할 것 같으면, 언제 물을 공양해야 하고 차를 끓여 공양해야 한다면, 저는 그 시간에 반드시 공양”했음을 밝혔다.

시대가 변해 옛 규칙을 그대로 따른다면 그것은 안 되지만 세태를 감안한 방법 역시 문제여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이 기초를 따라 걸어가게 하지 않음으로써 결국은 사람을 그르치고 말았다며 점점 수행하기 어려운 현실을 예견했다.

염리심과 대비심을 일으켰는가

수행의 준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이 염리심과 대비심이다. 저자는, 불법을 배우고 수행을 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세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고 일갈한다. “가끔 스스로 너무 실망해서 떠나고 싶어질 때가 있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뜻대로 되지 않아 실망감을 느끼는 것일 뿐, 실망하는 마음이나 싫어하는 마음은 염리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염리심(厭離心)은 인생을 참으로 꿰뚫어 보고 거기에서 떠나려는 마음이자 생사의 근본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다. 죽음이 두려운 것은 범부의 마음이지만 생사의 문제를 캐묻고 분명히 해결하려는 것은 해탈을 추구하는 마음으로, 염리심 없이는 불법을 배워도 절대 성취를 이룰 수 없다.

비심(悲心)은 염리심이 있어야 일으킬 수 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싫어해 떠나려 해야 하고, 정말로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세상 사람들이 탐진치만의의 오독 속에서 “머리 없는 파리처럼 속세의 그물 안에서 구르는” 것을 보고 가엽게 여기는 마음이 생겨야 비로소 비심을 일으킬 수 있고 대승의 종자가 시작된 것이다. 위장을 가벼우려면 좀 적게 먹는 수밖에 없듯이 불법을 수지해서 효과를 얻으려면 염리심과 대비심을 조금이라도 일으켜야 한다. 수명이 무상하고 세상일이 무상함을 알고 윤회의 고통을 생각하면 일어나는 것이 대비심으로, 자신과 남을 이롭게 하는 마음이다. 이것을 마음에 일으키는 것이 발심이고, 발심을 하면 불법의 감응과 수지의 감응이 몸에 나타난다. 발심이 바로 첫 번째 단계의 전행이다.

몸을 씻고 마음을 씻다 - 관정

염리심 하나만 마음속에 제대로 잡혀도 수증은 크게 진보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관정(灌頂)에 대한 이해와 맥을 같이 한다. 관정은 무엇일까? 왜 밀교에서는 “어떤 일파의 밀종이 되었든 어떤 밀법을 수행하든 공동으로 반드시 얻어야 하는 것”이며 “밀법을 배우는 데에 관정은 첫 번째 단계이지만, 실제로는 최초이면서 최후”라고 할까? 초보적으로 관정은 주문을 외우고 병에 든 물을 정수리에 붓는 것으로, 말하자면 세례(洗禮)와 같은 것이다. 이 동작은 무엇을 가리킬까? 바로 우리로 하여금 약간 청량한 경계 아래에서 즉시 “색심여환(色心如幻)”을 깨닫게 하는 행위이다. 이 두 가지는 상호 영향을 미치는데 이 관정을 통해 우리는 심리(心理)와 생리(生理)가 모두 환영 같고 꿈같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관정은 이런 형상(形相)이 필요하지 않는데 수련이 어느 단계에 도달하기만 하면 불보살이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관정을 해 준다고 한다.

사실 관정은 설명이 어려운 수증의 높은 단계다. 예를 들어 도를 깨닫고 명심견성을 해야 비로소 부처님 심법(心法)의 비밀을 참으로 알게 되는데, 그것이야말로 정말로 비밀관정을 얻은 것이다.

이처럼 밀교에서 말하는 관정은 한 가지 현상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이치를 깨닫는 것을 표현하기도 한다. 물론 그 이치는 반드시 몸에 현현한다. 현교든 밀교든, 지관이든 정토든 수행이 일정 단계에 이르면 관정법을 수행하는데 그때 대지혜가 열린다. 심신에 큰 즐거움이 생기고, 몸과 마음이 모여 하나가 되고 부처님 경계의 청정함으로 들어가는 것, 그것이 관정의 힘이다.

저자의 강의를 따라가다 보면 절감하는 이치가 하나 있다. 몸으로 체험하는 만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응을 못 받는다고 한다면, 특히 밀교의 중요한 수행법 하나로 강조하는 ‘상사상응법’을 읽고도 실제로 수행에서 관정은 물론이고 감응이 몸으로 오는 것조차도 체감할 수 없다면, 그것은 ‘감응’이라는 단어를 읽긴 읽되, 눈과 머리로만 읽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밀교는 먼저 몸을 닦는다 - 왜 기맥이 중요한가

밀교는 몸을 중시하고 몸으로 접근한다. 불교 용어로 몸은 색신(色身)인데, 이 색신을 먼저 닦는 것을 중시하여 “어느 하나의 법이라도 색신의 기맥 수행에 기초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는 과정에서 마음도 정화되고 나아가서 해탈도 깨침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마음을 보라’는 선종의 가르침과는 순서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선종에서는 누군가 기맥(氣脈)을 이야기하면 고개를 젓는다. 기맥은 몸의 공부이기 때문이다. 물론 강조점이 다를 뿐 어느 쪽이 맞고 틀린 문제는 아니다.

밀교의 선정 수행법을 강의하는 이 책에서 핵심을 이루는 것이 기맥이다. “지난번에 삼맥칠륜(사륜)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기맥에 관한 문제가 가장 어렵습니다. 평소 사람들이 많이 질문하는 부분이잖습니까! 사실 모든 수행법 가운데 기맥을 수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자는 기맥에 대해 지금까지 그 어느 강의에서도 말하지 않았던 세세한 수준까지 묘사한다. “더더욱 삼맥칠(사)륜의 도리를 진정으로 알아야 합니다. 기맥은 혈관이나 신경이 아닙니다. 그런데 신경이나 혈관은 기맥에 속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수련을 제대로 해내면 삼맥을 알게 됩니다. ‘약맥과 장맥[若·蔣]’은 바로 좌우의 두 가닥 맥으로서 콧구멍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좌우의 맥이 두정(頭頂) 중간에 이르면 이 두 가닥의 맥은 한데 합쳐지며 모두 중맥을 위주로 한다고 합니다.”

이번 강의도 저자의 다른 강의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고전이 등장한다. “해저에서부터 똑바로 두정에 이르기까지 이 중맥을 주체로 삼습니다. 비유하자면 장자가 ‘독맥을 따라서 법도로 삼는다[緣督以爲經]’고 하면서 독맥(督脈)을 위주로 하는 것과 같습니다. 독맥은 척추 신경이 위로 올라와서 뇌 아래 눈에까지 도달한 것이지만, 독맥 역시 중맥에 의지해서 생깁니다.” 하지만 초점이 다른 강의와는 다르다. 중국 고전이나 도가의 기맥 이론을 가져 오는 이유는 오로지 수증을 위한 방편으로서만 거론한다. 한마디로 불법의 수증에 오로지 집중했다.

대원만 선정 수행법, 공 낙 명 무념과 관상

책의 중점은 정(定)에 있다. 선정, 삼매라고도 하는 정(定)이 밀교 대원만 수행 법문의 핵심이다. 이 법문에서 정(定)을 이루는 요건으로 제시하는 것이 공(空), 낙(樂), 명(明), 무념(無念)인데, 공락을 얻는 방법으로는 기맥 수련을, 공명의 성취에는 중맥 수련을, 무념법으로는 관상을 말한다. 공과 무념은 의식의 측면을 닦는 것이고, 낙과 명은 몸을 수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강조할 것이 기맥과 관상(觀想)이다.

우리가 정에 들지 못하는 이유 하나는, 수행자가 정(定)의 조건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인데 그 조건이 바로 공락, 공명, 무념이다. 공, 낙, 명, 무념의 수지는 관상법과 함께 이뤄진다. 우리의 상상력을 통해서 수행하는 것이다. 물론 공, 낙, 명, 무념은 화두 등 현교 공부에서도 도달하는 것이다. 다만 밀교 강의는 관상법을 통해서 보다 쉽게 공, 낙, 명, 무념을 갖춘 정(定)의 경계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관상법으로 우리는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관상의 실제를 몇 가지 다룬 후에 남 대사는 또 다른 사례에서 말하기를, 우주의 빛이 가슴속으로 와서 몸과 빛이 하나가 되는 것을 관상해 낼 수 있고 수시로 머물 수 있으면, 이 빛은 가슴 속에 자리 잡아 움직이지 않게 되고 이때가 되면 호흡도 상관하지 않고 자연스레 멈추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으로 생각이 머무르고 마음이 머무르는 염주요 심주이다. 이것은 팔만사천법문 중 하나이지만 삼맥칠륜을 수행하고 기를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색신이 부처님의 보신으로 바뀐다고 하였다.

하나하나 바로잡고 고쳐 나가는 것이 수행

선종의 역사에 익숙한 우리는, 불법 수행이 별로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서도 할 수 있는, 스승의 한두 마디로 체득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상식을 갖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저자의 강의가 낯설다. 무엇을 가리키는지 파악하기 힘든 개념, 아무리 똑똑해도 12년은 걸린다는 고행의 시간, 호흡이 멈추고 혈관의 피가 천천히 도는 경계에 도달하는 기주맥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 등은 받아들이기 힘든 얘기이다.

수행의 길은 실로 험난하다는 말 외에 다른 묘사가 있을 수 없다. 3년 무문관이 있고, 스님들의 동구밖 10년 불출(不出)이 있는 이유겠다. 책을 읽으면 그것을 절절히 이해하고 긍정할 수 있다. 그러기에 이 책을 읽은 독자가 실제 수행을 한다고 했을 때, 그 어려운 길에서 옆으로 미끄러지지 않는 방도 또한 있어야 할 것이다. 책의 뒷부분은 바로 그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실제 수증 과정에서 수많은 샛길로 빠질 수 있고, 오해로 가득 차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다.

낙, 명, 무념이 고르지 않고 하나에 치우쳐서, 예컨대 무념에 치우쳐서 혼침으로 들어갔을 때에는 어떻게 조치해야 하는가. 정(精)의 누실은 어떻게 막아야 하는가. 이렇게 해도 잘 안 되고 저렇게 해도 잘 안 될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밝음[明]도 즐거움[樂]도 치우치면 병인데, 그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등이다. 대치법의 실제를 만나고 이론적인 이해 또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갖가지 방편, 멀리 하는 자도 모르는 자도 도(道)에 들기는 어렵다고 하지 않는가.

밀교는 선종과는 전혀 다른 이치의 세계인 것처럼 보인다. 색신을 중시하는 밀교와 마음을 우선하는 선종은 서로 대척점이 서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길은 팔만사천 가지이지만 불법은 일미(一味)이기에 이치는 다를 수가 없다. 이 책에서 기맥을 강조하는 것 역시 하나의 방편이다. 하지만 실제 수증을 목적으로 하는 수행자에게 이 책은 보고(寶庫)임이 분명하다. 마음 깨침이 중요하니 기맥은 사소하다. 그리 말할지라도, 또 갖가지 수행법은 모두가 다 방편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여기 대원만 강의는 놓칠 수 없는 보고임에 틀림이 없다. 수행자는 일체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이치를 여러분은 먼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일체 마음을 지니고 있느냐고 말하는 것입니다. 일체 마음을 지니고 있고 거기에다 또 일체법으로 대치(對治)해야 합니다. 만약 나에게 일체 마음이 없다면 일체법이 무슨 소용 있습니까. 불법조차 쓸데가 없습니다.” 여기 이 책은, 일체법의 하나로, 티베트 밀교가 수행자에게 알려 주는 놀라운 수행 법문이다. 남 대사가 그것을 크고 넓은 안목으로 풀이한 것이다. 수행자라면 특히 일독, 아니 읽고 읽고 또 읽기를 권한다.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밀교 대원만 선정 강의(남회근 저작선 19)
저자/출판사 남회근,부키
크기/전자책용량 147*219*42
쪽수 728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20-11-18
목차 또는 책소개 상품상세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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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색되는 모든 도서는 구매가 가능합니다. 단, 수급하는데 2~5일 시간이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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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택(tag)제거 또는 개봉으로 상품 가치 훼손 시에는 상품수령후 7일 이내라도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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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철회 가능기간은 상품 수령일로 부터 7일 이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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