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 언어를 향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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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37475375
출판사
민음사
저자
에이드리언 리치 (지은이), 허현숙 (옮긴이)
발행일
2020-03-08
공통 언어를 향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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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시문학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온 여성 시인들의 계보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에밀리 브론테의 『상상력에게』와 에이드리언 리치의 『공통의 언어를 향한 꿈』이 출간되었다. 브론테와 리치는 각각 19세기 영국과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시인들 가운데 한 명이다. 시대와 문화적 환경은 상반되지만, 이들은 모두 시 쓰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최대한 가치 있게 가꿔 나간 영웅들이다.

브론테는 『폭풍의 언덕』이라는 한 권의 걸작으로 국내에서는 소설가로만 알려져 있으나, 영미권 대학 커리큘럼에서는 중요한 시인으로 연구되는 작가다. 요크셔 고원의 좁은 집을 떠나지 않고 독학했지만, 오히려 자연의 경이로움을 빌려 무거운 주제들을 노래했다. 특히 그는 죽음의 경험에서 놀라운 생명력을 불러냄으로써 우리에게 시적 상상력의 힘을 보여 준다.

에이드리언 리치는 20세기 미국 시문학사에서 앤 섹스턴 등과 더불어 여성의 이야기를 대범하게 그린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반전 운동과 여성 운동 활동가로서 특히 정치와 예술이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신념 아래 끊임없이 문학적 노력을 거듭한 작가이며, 그러한 공로로 미국 시인 아카데미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처럼 삶의 조건은 매우 대조적이지만, 두 시인 모두 각자에게 주어진 현실적 한계를 문학의 힘으로 최대한 극복하고자 했다. 그들 노력의 결실은 지금 우리의 삶 속에서도 매우 큰 희망이 될 것이다.

민음사 세계시인선은 페르난도 페소아나 찰스 부코스키처럼 시인으로서는 낯선 작가들에게 시인으로서의 문학적 위상을 찾아 주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여성 시인들의 문학적 자리매김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오고 있다. 최초의 여성 시인으로 언급되는 사포의 시를 『고대 그리스 서정시』에 희랍어 원전 번역으로 담았고, 전기 영화 「조용한 열정」의 주인공이자 19세기 미국 대표 시인 가운데 한 명인 에밀리 디킨슨의 시선집 『고독은 잴 수 없는 것』을 출간했다. 추후로는 실비아 플래스와 더불어 미국 ‘고백시파’로 평가되는 앤 섹스턴, 캐나다 대표 시인이자 소설가인 마거릿 애트우드 등의 시집이 출간될 예정이다.

목차

1부 힘

힘 13
엘비라 샤타예브를 위한 환상곡 15
의식의 기원과 역사 23
분열 31
굶주림 37
어느 시인에게 45
침묵의 도면 49
암사자 63

2부 스물한 편의 사랑 시

이 도시 어디에서든 69
나는 네 침대에서 잠을 깨지 71
우리는 젊지 않으니 73
너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온다 75
책으로 가득한 이 아파트는 79
너의 작은 손, 꼭 내 것과 같아 83
어떤 짐승이 그 생명을 언어로 바꾸겠는가? 85
나는 수년 전 수니온에서의 나 자신을 볼 수 있어 87
오늘 너의 침묵은 물에 빠진 것들이 사는 연못이야 89
너의 개는, 조용하고 순진하게, 졸고 있어 91
각 봉우리는 분화구다 93
잠자며, 행성들처럼 궤도를 돌며 95
규칙들은 온도계처럼 깨지고 97
너에 대한 나의 환상을 확인해 준 것은 99
만일 내가 멕시코 만류로 데워진 103
도시 맞은편 너로부터 떨어져 105
어느 누구도 누군가를 사랑할 운명이거나 그런 비운을 타고나지 않아 107
웨스트사이드 고속도로에 내리는 비 109
내가 다시 나 자신을 어루만지고 111
우리가 나누면서 늘 주변에 머물렀던 대화가 113
검은색의 가로대, 돌 도구로 잔물결이 진 115

3부 다른 곳 아닌, 바로 이곳

다른 곳 아닌, 바로 이곳 119
어퍼 브로드웨이 123
파울라 베커가 클라라 베스토프에게 127
밤과 낮 137
자매의 수수께끼 143
사십 대에 죽은 어떤 여자 161
어머니 권리 179
천연 자원 181
지점을 향하여 207
초절기교 연습곡 219

주(註) 237
작가 연보 241
옮긴이의 말: 여성의 목소리로 부르는 사랑 노래 247

저자

에이드리언 리치 (지은이), 허현숙 (옮긴이)

출판사리뷰

시 안에서 정치와 예술이 함께 발화하며 변화를 꿈꾸다

“글을 쓰는 모든 여성은 생존자라고 명명했던 에이드리언 리치.
그는 특출한 힘이 없어도 세상을 재구성할 사람들을 위한 언어를 발명했다.
에이드리언 리치의 시는 혁명이다.”
― 장영은(『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저자)

시를 통해 여성이 서로 연대해 힘을 기르고 그 힘으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기 바라는 소망을 꿈꾼, 레즈비언 페미니즘 운동가 에이드리언 리치의 시집 『공통 언어를 향한 꿈(The Dream Of A Common Language)』이 국내 최초로 완역되어 민음사 세계시인선 37번으로 출간되었다.

리치는 여성의 권리를 대변하는 시를 주로 썼으나, 클린턴 행정부의 무능한 사회 보장 정책을 비판하며 국가예술훈장 수여를 거부하고 부시 정부가 일으킨 이라크 전쟁에 반기를 드는 등 반전 운동과 인권 운동에도 앞장선 운동가이기도 했다. 그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숨기지 않았던 리치는 특히 인종 차별과 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억압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며, 자신의 시 안에 정치적 메시지와 미학적 언어를 동시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공통 언어를 향한 꿈』은 리치가 1974년부터 1977년까지 발표한 총 서른아홉 편의 시를 한데 모은 작품집이다.(1부 ‘힘’, 2부 ‘스물한 편의 사랑 시’, 3부 ‘다른 곳 아닌, 바로 이곳’) 1부 여덟 편의 시 작품에서 리치는 다른 여성 존재가 지닌 한계를 진단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식에 대해 제안한다. 레즈비언 여성의 사랑 노래로 읽을 수 있는 2부 ‘스물한 편의 사랑 시’에서는 여성 스스로 자신의 삶을 인식하여 남성의 언어가 아닌 여성의 언어로 서로 연대하자고 강조한다. 3부에 실린 열 편의 시에서 리치는 다른 곳이 아닌 바로 이곳, 즉 남성이 아닌 여성의 자리에서, 흩어진 방언을 모아 여성의 목소리와 열망이 담긴 ‘공통 언어’를 향해 나아가자고 노래한다.

밤의 인생. 편지, 일기, 잔 속에서
찰랑거리는 버번. 벽에 십자가로 못 박힌 시,
절개된, 새 날개
마치 전리품처럼 잘린. 이 방에서는
누구도 위기를 겪지 않고 사는 사람 없다.

이 방에서는 누구도 살아가지 않는다
시, 책 선반, 죽은 영웅들 사진들 뒤
하얀 벽을 마주하지 않고.
최근 그리고 이즈음의
진정한 시의 본질을 생각지 않고. 연결하려는
욕구. 공통 언어를 향한 꿈.

(……)

그러나 온혈 동물은 계속 꿈을 꾼다
드문드문 눈 내린 연못 아래에서
헤엄치는 다른 동물을,
그러다 깨어나, 다시 잠든다.

이 방에서는 공통 언어를 꿈꾸지 않고
잠자는 사람 아무도 없다.
― 「의식의 기원과 역사」에서

세상을 먹여 살리겠다는 결정은
현실적인 결정이다. 어떤 혁명도
그것을 택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결정은
여성이 자유로워야 함을 요구하므로.
나는 북미 지역의 빵 맛에 숨이 막히지만
북미에서의 굶주림의 맛은
나를 독살시킨다. 그렇다, 나는 살아서 이 말들을 쓰며,
다친 아이들을 다친 팔로 안은 콜비츠의 여성들을 넘겨본다
젖이 말라 버린 ‘어머니들’,
스스로 임신 중절을 행하도록, 스스로 굶어 죽도록,
지독하고, 생생한,
그러나 말 없는 광경에 내몰린 ‘생존자들’.
나는 살면서 삶 이상을 원하며
굶주리는 다른 사람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나의 의지, 나의 사랑 속으로,
정신의 폭력주의자들의 십자 포화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딸과 자매들, 연인들의 뇌 속으로, 뚫고 들어온 헐벗음에
이름 지어 주고 싶다.
― 「굶주림」에서

평생 스무 권 가까운 시집을 발표한 리치의 시에는 특출한 힘이 없는 이들이 세상을 재구성할 거라는 강한 믿음이 담겨 있다. 리치는 그러기 위해서는 낯설고도 친밀한 이웃, 언제나 서로에게 타자인 우리가 서로를 인식하고 연대해야 하며, 무엇보다 여성들 사이의 연대는 삶을 지탱시키는 강인한 힘이 되는 동시에 세상을 변화시키는 불꽃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리치에게 시와 사회, 시와 정치는 외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시는 곧 정치이자 혁명이다. 리치의 시에서 미완의 것, 미처 헤아리지 못한 존재를 인식하여 더 이상 개인적이지 않은 목소리로 모으는 작업은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율과 같이 정언적 선언과 같지만, 동시에 형용할 수 없는 사랑의 언어, 아름다움을 열망하는 사랑의 노래로 공명한다.

낯선 이와 함께 잠에서 깨어나
옷을 입고, 외출하고, 커피를 마시고,
다시 삶으로 들어가는 것은 간단하다. 잠에서 깨어
우리가 믿기로 한
낯설지도 않고 친숙하지도 않은 이웃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믿고, 믿지 않으며
우리는 우리 자신을 이 상태로 낮추어, 손 위에 손을
내려놓도록 스스로 허용한다, 마치 발견되지 않은 자들 위에서
흔들리는 밧줄처럼…… 우리는 이렇게 했다. 서로를 인식했다,
내 기억으로는 빛 속에 잠긴
어둠 속에서 서로를 인식했다.
나는 이것을, 인생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러나 나는 우리의 몸이 벽에 걸린 거대한 그림자가 되고
밤이 우리 내면의 어둠이 되어, 마치 구석에서,
머리를 발 위에 놓고 있는, 말 못하는 짐승처럼 잠드는
이 비밀스러운 둥근 불길 너머로
우리가 나아가기 시작해야 비로소 이를 인생이라고 부를 수 있다
― 「의식의 기원과 역사」에서

방언처럼 떠도는 여성의 언어로부터 공통 언어를 향해 나아가다

“남성이 노래하지 않는 여성 존재를 여성이 노래한다는 것은 여성의 복합적이고도 온전한 모습을 노래하는 것이다. 나무에 대해, 전쟁에 대해 시인이 시를 쓰는 것처럼 여성의 여성에 대한 동질성과 연대를 노래하는 것은 어떤 회의적인 질문에 맞닥뜨리더라도 해야만 하는 일이다. 리치는 이런 질문을 제기하면서도 여성의 침묵을 들춰내 ‘이름 붙이는’ 일을 기꺼이 수행하여 ‘옛 노래들을 가사로 부르는 목소리’로 여성이 여성에게 부르는 노래를 명명한다.”
―「옮긴이의 말- 여성의 노래로 부르는 사랑 노래」에서

『공통 언어를 향한 꿈』에서 리치는 여성을 ‘뜯어먹고’ 사는 남성에 의해 체념한 여성이 어떻게 다른 여성의 삶과 섞이고 교류하여 서로 동질성을 깨닫게 되는지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의 내면은 모두 같은데 다만 여성의 언어가 방언처럼 흩어졌기 때문에 그 흩어진 언어를 한데 모으는 일에 열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쓰이는 중인 텍스트를 서로 다른 방언으로 번역한 존재’인 여성이 공통 언어를 향해 나아가자고, 여성 스스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이제껏 금기시해 온 것들을 여성의 언어로 발화하자고 호소한다. 그러기 위해 여성은 두려움에 휩싸였던 삶에서 일어나 다시 일상의 삶의 구체성을 집요하고 고집스럽게 ‘공부’해야 한다.

누구도 우리가 사는 동안 내내 공부해야 한다고
우리의 삶을, 음악이나 자연사를 배우듯,
공부로 삼아야 한다고,
처음에는 소박한 운동으로 시작하여
천천히 어려운 것으로 계속 나아가, 강하고 정확함이
초월 속으로 용감하게 도약할 때까지 연습하고,
거친 아르페지오에서 무너지거나
푸가의 꽉 찬 악절을 실수하는 기회를 받아들이라고
우리에게 말하지 않았다.
― 그리고 사실 우리는 그렇게 살 수 없다. 우리는
읽거나 시간을 구분하기 이전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받아들이고, 가장 어렵게 움직이는 와중에
우리가 태어났을 때 이미 들리는 것과
같은 것을 시작하도록 강요받는다.
우리는 한 여성의 목소리가
가슴에 안은 아이에게 노래하는 소박한 운율을
겨우 몇 개월 듣는 것만
허용한다. 다른 모든 것은 너무 빨리,
너무 갑작스럽고, 쓰라리게 떼어져, 여자의 두근거리는 가슴은
그 이후 멀리에서 들리니,
행복하거나, 절망할 때마다 울리는
주음은 잃어버린다.
― 「초절기교 연습곡」 에서

말이 되지 못한 목소리, 이름을 얻지 못한 사랑 시

“말이 되지 못한 목소리를 찾아. 이름을 얻지 못한 존재를 찾아.
난도질당한 삶의 잔해를 찾아. 그리고 아직 발굴되지 않은 사랑의 힘을 찾아.
에이드리언 리치는 여성으로서 탐험하고 여성으로서 쓴다. 시는 바로
여성의 자리에서만 쓰인다. 여성의 자리만이, 시를 시의 원천에 다가가게 한다.
혐오와 차별과 폭력에 오염되지 않은 ‘공통 언어’를 꿈꾸게 한다.”
― 신해욱(시인)

리치는 남성에 의해 역사에서 지워진 여성의 삶을 기록하고, 여성의 시선과 여성의 언어로 끊임없이 ‘말해 주는’ 자리에 자신을 위치시킨다. 여성의 언어는 몸으로 쓰인다. 소외된 자들을 위한 언어는 몸으로 경험한 고통을 이야기함으로써 자신의 진정한 몸(flesh)인 공통 언어를 회복할 수 있다. 리치의 시에서 여성의 고통은 몸을 통해 이야기되고 그 이야기는 시(詩)가 되어 진정한 주체성을 되찾게 된다. 즉 여성의 이야기가 여성을 통해 명명되고, 여성의 언어는 남성을 위한 것이 아닌 여성 모두를 위한 것이 되는 것이다. 여성이 여성에게 부르는 노래, 그 명명 행위를 통해 리치는 남성의 삶에 의해 억압된 여성의 삶을 재구성하고, 남성 중심의 역사 속에 여성의 언어인 ‘공통 언어’를 기입하려 한다.

잠자며, 행성들처럼 궤도를 돌며
한밤중 들판에서 회전한다.
한 번 만지는 것으로 충분하다, 우리는 잠잘 때조차
이 우주에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음을 알기에.
두 세계를 사는 꿈속 영혼들은
영혼의 마을을 걸어 다니며, 대부분 서로 말을 나눈다.
나는 광년 또는 암흑의 세월 더 떨어진 곳에서
네 중얼거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마치 내 목소리가 말했던 것인 양.
하지만 우리는 잠에서조차, 다른 목소리를 내고,
우리 육체는, 매우 흡사하지만, 아주 다르다
그리고 우리의 혈관을 통과하며 메아리치는 과거는
다른 언어, 다른 의미들로 채워져 있어 ―
비록 우리가 공유하는 세계의 어떤 연대기 안에
그것이 새로운 의미로 기록될 수 있어도
우리는 같은 성의 두 연인이었고,
우리는 한 세대의 두 여성이었다.
― 열두 번째 「스물한 편의 사랑 시」 에서

세 아이를 낳아 키우며 살아온 결혼 생활의 파국을 경험한 이후, 리치는 레즈비언 페미니스트로서 편견에 저항하는 대열 맨 앞에 선다.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였던 남편 콘래드는 리치를 이해하지 못했고, 둘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자 리치는 정당한 이혼을 요구했다. 1970년 콘래드는 뉴욕 근교 숲으로 들어가 권총 자살을 하고 이후 리치는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악녀가 되어 버렸다. 쇄도하는 비난과 홀로 감당해야 하는 자녀 양육.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채 리치는 남은 삶을 견뎌야 했지만 평생의 반려인 시인 미셸 클리프를 만났고, 또 그에겐 시가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언어로 발화되지 못하고 메아리처럼 떠도는 수많은 여성의 목소리가 있었다. 여성의 삶에서 그 가능성과 상처의 근원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웨스트사이드 고속도로에 내리는 비,
리버사이드23의 빨간 불빛:
오래 살수록 나는 더욱더 많이 생각하게 돼
두 사람이 함께 한다는 것은 하나의 기적이라고.
네가 너의 삶을 이야기하니,
단연코, 전율이 네 언어의 표면을 흔드는구나.
우리 삶의 이야기가 우리 삶이 된다.
확신컨대, 지금 너는 단절의 배를 타고 빅토리아조 시인이
쓰디쓴 단절의 바다24라 부른 것을 건너가는구나.
그게 내 생각에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나는 단절을 느낀다, 그렇다. 새벽이 일출을
재촉한다고 느낀 때처럼. 어떤 놀라운 것, 한 줄기 빛이 ― ?
슬픔과 분노의 틈바구니에서, 어떤 공간이 열리니
나는 홀로 에이드리언이다. 그리고 점점 더 춥구나.
― 열여덟 번째 「스물한 편의 사랑 시」 에서

리치는 모든 여성이 자신의 이야기를 당당히 펼치는 공통 언어의 공간을 꿈꾸었다. 한국의 독자들은 리치의 시를 읽고 과연 어떤 꿈을 꿀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여성의 목소리가 크지 않고, 여성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현실 앞에서 자신의 꿈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시를 통해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함께 꿈꾸는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리치의 시에 귀 기울이며, 나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나가면 어떨까. 리치의 시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열려 있기 때문이다. 지금 리치의 시를 읽고 있는 당신의 꿈은 여전히 유효하다. 시는 여성의 자리에서 쓰인다. 에이드리언 리치의 시는 혁명이다.

1973년 시작하여 가장 긴 생명력을 이어온 문학 시리즈!

“탄광촌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할 때
세계시인선을 읽으면서 상상력을 키웠다.” ― 최승호 시인
“세계시인선을 읽으며 어른이 됐고, 시인이 됐다.” ― 허연 시인

[민음사 세계시인선]은 1973년 시작하여 반세기 동안 새로운 자극으로 국내 시문학의 바탕을 마련함으로써, 한국 문단과 민음사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문학 총서가 되었다. 1970-1980년대에는 시인들뿐만 아니라 한국 독자들도 모더니즘의 세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때로는 부러움으로, 때로는 경쟁의 대상으로, 때로는 경이에 차서, 우리 독자는 낯선 번역어에도 불구하고 새로움과 언어 실험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러한 시문학 르네상스에 박차를 가한 것이 바로 세계시인선이다.

민음사는 1966년 창립 이후 한국문학의 힘과 세련된 인문학, 그리고 고전 소설의 깊이를 선보이며 종합출판사로 성장했다. 특히 민음사가 한국 문단에 기여하며 문학 출판사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바로 ‘세계시인선’과 ‘오늘의시인총서’였다. 1973년 12월 이백과 두보의 작품을 실은 『당시선』,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검은 고양이』, 로버트 프로스트의 『불과 얼음』 네 권으로 시작한 세계시인선은 박맹호 회장이 고 김현 선생에게 건넨 제안에서 비롯되었다.

“우리가 보는 외국 시인의 시집이라는 게 대부분 일본판을 중역한 것들이라서 제대로 번역이 된 건지 신뢰가 안 가네. 현이(김현)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프랑스나 독일에 다녀온 이들 아닌가. 원본을 함께 실어 놓고 한글 번역을 옆에 나란히 배치하면 신뢰가 높아지지 않을까. 제대로 번역한 시집을 내 볼 생각이 없는가?”

대부분 번역이 일본어 중역이던 시절, 원문과 함께 제대로 된 원전 번역을 시작함으로써 세계시인선은 우리나라 번역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되었다. 당시 독자와 언론에서는 이런 찬사가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요, 또 책임 있는 출판사의 책임 있는 일이라 이제는 안심하고 세계시인선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세계시인선은 문청들이 “상상력의 벽에 막힐 때마다 세계적 수준의 현대성”을 맛볼 수 있게 해 준 영혼의 양식이었다. 특히 지금 한국의 중견 시인들에게 세계시인선 탐독은 예술가로서 성장하는 밑바탕이었다. 문화는 외부의 접촉을 독창적으로 수용할 때 더욱 발전한다. 그렇게 우리 독자들은 우리시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시성들과 조우했고, 그 속에서 건강하고 독창적인 우리 시인들이 자라났다.

하지만 한국 독서 시장이 그렇게 시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시문학 전통이 깊은 한국인의 DNA에 잠재된 자신감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토대에서 자라난 시문학은 또 한 번의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국내 출판 역사에서 시집이 몇 권씩 한꺼번에 종합베스트셀러 랭킹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는 세상을 향해 보다 더 인상적인 메시지를 던져야만 하는 현대인에게 생략과 압축의 미로 강렬한 이미지를 발산하면서도 감동과 깊이까지 숨어 있는 시는 점점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 씨앗을 심어 왔던 세계시인선이 지금까지의 독자 호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리뉴얼을 시작했다.

에이드리언 리치를 향해 쏟아진 찬사

“에이드리언 리치의 시들은 매우 중요하다. 그 시들 모두 부분적으로 꿈을 성취했기 때문이다. 『공통 언어를 향한 꿈』은 언어가 가진 담백함, 웃음과 질문, 그리고 고매함에 대하여 누구나 반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여성의 마음과 생각의 윤곽을 탐색한다. 누구도 이보다 훌륭하고 절실하게 쓸 수 없다.”
- [보스턴 이브닝 글로브]

“리치는 전형적인 여성성을 거부함으로써 페미니즘의 전형이 되었다. 이것은 그녀가 미학적 도전을 통해 이룬, 미국 시의 역사에서는 유례가 없는 용감한 일이었다.”
- [뉴요커]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공통 언어를 향한 꿈
저자/출판사 에이드리언 리치 (지은이), 허현숙 (옮긴이),민음사
크기/전자책용량 140*210*17mm
쪽수 260쪽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20-03-08
목차 또는 책소개 상품상세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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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분쟁해결 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따라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 A/S는 판매자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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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언어를 향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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