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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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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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명
9791168120150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출시일
2021-10-08
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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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글이 나를 돌본다”
조용하고 할 말 많은 내향인의 은밀한 자기돌봄
고등학교 국어 교사와 신문기자를 거쳐 지금은 출판편집자로 지내는 이윤주 작가가 ‘쓰는 시간’ 속에서 마음을 회복하고 가다듬는 이야기를 전한다. 작가는 전작 『나를 견디는 시간』에서 어른도 아이도 아닌 채 삼십 대의 시간을 건너오며 느낀 내밀한 갈등을 촘촘히 다뤄 남녀를 막론하고 수많은 독자의 공감을 얻었다. 전작에서 그가 ‘견디는 마음’에 집중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고쳐 쓰는 마음’에 집중한다. 삶이 예상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빗나갔을 때, 쉬이 벗어던지기 힘든 모멸을 입었을 때, 그는 지나친 절망에 빠지지 않고 글을 쓰며 마음을 고쳐먹는다. 쓰고 읽고 고쳐 쓰며 ‘나와 내 삶’이 더 나은 방향으로 고쳐질 가능성을 타진한다. 자신처럼 말보다 글이 편한 사람들에게, 씀으로써 스스로를 돌보고 키우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 당신 안에 깊숙이 고인 말을 끄집어낼 강한 동력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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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 쓸 수 있는 것을 계속 쓰는 삶을 위해

1. 거리가 필요해서 쓴다
세상은 내게 결코 편지를 쓰지 않았지만
슬픔이 언어가 되면 슬픔은 나를 삼키지 못한다
쓴다는 건 쉬지 않고 경계를 의식하는 일
쓰는 사람을 모멸하긴 어렵다
그건 짜증이 아니라 슬픔이지

2. 고통에 지지 않으려고 쓴다
이상한 성격 놀이
타인의 불행에 민감한 마음
그게 다 네 탓일 만큼 넌 대단하지 않아
에세이가 술주정이 되지 않으려면
미쳐지지 않아서 쓰는 글

3. 나쁜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쓴다
일흔 즈음에 감사하고 싶은 것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가 없는 것처럼
글에게 배신을 당했을 경우
시간과 화해하는 사람
내 속엔 애와 개가 있어서
곱게 취한 어른들의 세상

4. 작게 실패하기 위해 쓴다
글을 썼다기보다 똥을 쌌을 경우
망할 놈의 예술을 한답시고
실패해도 괜찮다는 마음
아침의 개다리춤
비와 발자국

5. 더 이로운 연결을 꿈꾸며 쓴다
지나치게 외롭게 두어서는 안 된다
도시락 20만 개의 여행
행간의 자유
두 사랑
이를테면 책동네 사람들의 풍요란
나도 부캐가 있었으면 좋겠다

6. 고독의 즐거움을 알기 위해 쓴다
2인 가구의 어느 날
프리랜서의 기쁨과 슬픔
얼마나 가져야 외롭지 않을까
코뿔소 모녀
내 뒤에 남겨질 무언가 하나

7. 잊지 않으려고 쓴다
기자가 될 수 없는 사람
기억의 집 (1)
기억의 집 (2)
홍시에 대한 욕망
나 같은 거 갖다주고 다시 물러오고 싶다
씻기고 입혀줄 사람
삶을 넘을 수는 없다

책 속으로

내게 가장 소중한 일은 하루하루를 지나친 기대와 미움 없이 살아내는 것이다. 사는 일은 누구에게나 만만치 않으니 나 힘든 걸 애먼 데 화풀이하지 않고, 최소한의 교양과 상식을 유지하며 나이 드는 것이다. 다가오지 않은 것들을 염려하지 않고 흘러가는 것들에 목매지 않으며. 그렇게 사는 데에 글쓰기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_p.7, 프롤로그 중에서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해서 교감과 소통에 대한 갈망이 덜한 게 아니다. 다만 빨리, 한꺼번에 하지 못할 뿐이다. 머뭇거리고 주춤거리기 좋은 틈과 간격 속에서 내성적인 사람들은 더 깊고 단단한 통로를 낸다. 글쓰기도 그렇다. 잘 쓰고 못 쓰고를 따지기 앞서, 글을 적어나가는 과정에서 확보되는 거리가 쓰는 사람을 안심시킨다.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물러섰다가 한 번 더 고민한 뒤에 한 걸음만 나아가도 된다는 사실이 그들의 에너지를 끌어낸다.
_pp.17~18, 1장 ‘세상은 내게 결코 편지를 쓰지 않았지만’ 중에서

삶은 성실하게 인간을 시험한다. 네가 버틸 수 있는지, 버틴다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 못 버틴다면 어쩔 것인지. 바이러스가 신체를 위협하듯이. ‘믿는 구석’이 있는 인간은 버틸 수 있다. 그게 나한테는 글쓰기였다. 진통제처럼, 소염제처럼, 때로는 백신처럼.
_p.22, 1장 ‘슬픔이 언어가 되면 슬픔은 나를 삼키지 못한다’ 중에서

이를테면 밥벌이의 현장에서 부당한 시스템에 부딪혔을 때, 그리고 그것에 이의를 제기할 능력이 없을 때, 그래서 그 무능이 모멸로 돌아왔을 때, 나는 ‘이따 집에 가서 글을 쓰면 돼’라고 생각했다. 이미 세계에 공고하지만 납득하기는 어려운 권위들이 내게 순종을 요구할 때, 그를 따르지 않으면 내가 감내해야 할 고통이 더 많아질 때, 넙죽 고통을 받아 들지 못하는 비겁함이 또다시 모멸로 돌아왔을 때도 ‘이따 집에 가서 글을 쓰면 돼’라고 생각했다. 글을 쓴다고 실제로 뭐가 달라지는 건 물론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겪은 일을 언어로 재현할 수 있다는 믿음은 희한하게도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것이 구체적인 세계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지 못해도, ‘쓸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내게 구체적인 힘이 되었다. 내 힘을 내가 안다는 것이 중요했다. 나는 이따 집에 가서 글을 쓰면 되니까.
_p.33, 1장 ‘쓰는 사람을 모멸하긴 어렵다’ 중에서

글을 쓰고 나면 많은 의견을 듣는다. 쉽다, 어렵다, 친절하다, 복잡하다, 가볍다, 무겁다, 따뜻하다, 불편하다……. 쉽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저급한가 고심하고, 어렵다는 말을 들으면 너무 현학적인가 고심한다. 따뜻하다고 하면 너무 감상적인가 싶고, 불편하다고 하면 너무 독단적인가 싶다. 그런 평가들을 쫓아
다니며 읽는 사람의 선호에 맞추려 하다 보면 결국 쌀로 밥 짓는 소리를 하게 된다. 아무에게도 미움받지는 않겠지만, 결국 아무것도 아닌 소리.
글을 쓰다 한번씩 두려워질 때마다 나는 외운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글은 결국 누구에게도 필요 없는 글이다.’
_pp.86~87, 3장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가 없는 것처럼’ 중에서

왜 내가 불특정한 타인들에게 내 말을 좀 들어보라고 해야 하는가. 왜 저 무수히 훌륭한 책들 사이에 (그보다 못할 것이 뻔한) 나의 책을 추가해야 하는가. 저자들로부터 그런 고뇌와 두려움을 직접 듣는다. 세상에 ○○○ 같은 작가가 있는데 왜 제가 굳이 보태야 할까요. 나는 대답한다.
“○○○는 자기 인생만 살아봤지, 작가님의 인생은 안 살아봤잖아요.”
_pp.111~112, 4장 ‘글을 썼다기보다 똥을 쌌을 경우’ 중에서

여전히 글은 편하고, 말은 편하지 않다.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단 한 마디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 많다. 말은 매번 마음을 따라잡지 못하는 느낌이다. 내가 전하고 싶은 수많은 마음은 입 밖으로 나가는 순간 혼탁하거나 납작해진다.
_p.237, 7장 ‘삶을 넘을 수는 없다’ 중에서 닫기

출판사 서평

씀으로써 치유하고, 씀으로써 화해하고,
씀으로써 더 선명하게 존재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 이 불안하고 소란한 세상에서』는 글쓰기를 통해 자아와 마음의 밸런스를 잡아나가는 태도를 이야기한다. 책의 서문에서 작가는 “글을 쓰면 참 좋을 사람들이 있다”고 썼다. 이 책은 바로 그들, 세상의 속도와 소음이 조금 버거운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코로나 팬데믹 초반에 웃지 못할 우스개가 있었다. 내성적인 사람들이 평온을 되찾고 있다는 이야기. 모임, 회식, 미팅 등을 제한하라는 사회적 압박이 그동안 저마다의 의무로 ‘사교의 얼굴’을 꾸며내야 했던 사람들에게 얼결의 자유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 역시, 비대면 문화가 안타까운 한편 “얼결의 자유”를 느낀 사람 중 하나였다. 오롯이 내 손으로, 나만의 속도로 운용되는 시간의 소중함을 그러므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해서 교감과 소통에 대한 갈망이 덜한 게 아니다. 다만 빨리, 한꺼번에 하지 못할 뿐이다. 머뭇거리고 주춤거리기 좋은 틈과 간격 속에서 내성적인 사람들은 더 깊고 단단한 통로를 낸다. 글쓰기도 그렇다.”

계절처럼 오는 슬픔이 마음을 할퀼 때, 결정을 미루고 싶은 선택지들 앞에서 멍하니 머뭇거릴 때, 작가는 말하고 행동하기 전에 글을 썼다. 교직과 기자직과 몇 군데의 출판사를 떠나는 동안에도 쓰는 일만큼은 내려놓지 않았다. 버려도 될 마음과 간직해야 할 마음을 씀으로써 구별했고, 원인 모를 통증들을 씀으로써 치유했고, 미숙하고 나약했던 과거의 시간들과 씀으로써 화해했다. 수십 번 고쳐 쓴 글을 몇 번의 주춤거림 끝에 공개하고, 그 글이 수많은 사람의 마음에 파동을 일으키는 것을 확인하며 느린 연결의 기쁨을 오랫동안 누렸다.
불안하고 시끄럽고 빠른 세상에 보폭 맞춰 걷느라 균형을 잃기 쉬운 사람들에게, 이 책은 하루 30분만이라도 오로지 내 시간, 내 감정에 머무르기를 권한다. 당신 안에 갇힌 크고 작은 슬픔, 분노, 다짐 들이 한 자 한 자 꺼내어져, 느릴지라도 세상에 더 선명하고 귀하게 발화되기를 응원한다.

어떻게 쓸지를 생각하며, 어떻게 살지를 바라본다
모멸을 긍지로 바꾸는 글쓰기의 태도

‘우리에게는 거리가 필요하다.’ 작가가 책에서 수차례 강조하는 메시지다. 자아가 일그러지지 않을 만큼 세상과의 거리가 필요하고, 자아가 비대해지지 않을 만큼 감정과의 거리가 필요하다고. 쓰는 시간이 세상과의 거리를 확보하게 해준다면, 작가가 지향하는 쓰는 태도는 감정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교직에 있던 시절, “짜증 나”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내뱉는 학생들에게 작가는 짜증과 슬픔을 구별해서 쓰기를 가르쳤다. 그 일환으로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에 대해 나열해보도록 시킨 날, “짜증과 슬픔을 투명하게 구별”하는 아이들의 시선에 감동한다. ‘내가 우리 가족이 행복해지는 데 방해가 될 때’, ‘미아삼거리에서 장사를 못 하게 해서 쫓겨나던 할머니’, ‘시멘트를 뚫고 힘겹게 피워진 풀’….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슬픔이라면 각자의 구체적인 힘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작가는 믿는다.
‘감정에 이름 붙이기’를 권하는 심리학자들의 조언을 넘어, 이름 붙인 감정을 뜯고 굴리고 다듬어 갱신시키는 것이 이윤주 작가가 글을 쓰는 태도다.

“글을 쓰며 수시로 내게 개입한다. 글을 통해 세상에 개입한다. 그렇게 매일 ‘고쳐질 가능성’을 타진한다. 포기하지 않고.”

이것이 “밥벌이의 현장”에서 작가가 모멸감을 느낄 때마다 ‘이따 집에 가서 글을 쓰면 돼’라고 빠르게 자위할 수 있는 이유다. 그 누구도 무엇도 침범할 수 없는, 내가 나를 스스로 갱신하는 영역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얼마나 큰가를 작가의 삶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4년 진도체육관 2층에서 스스로 ‘기자가 될 수 없는 사람’임을 확인한 그는 이제 ‘내가 쓸 수 있는 것을 계속 쓰는 삶’을 희망한다. 제 마음의 결을 끊임없이 고쳐 쓰는 어른의 손으로, 누군가의 아름다운 삶을 캐내어 조명하는 먹물의 손으로, ‘내가 가질 수 있는 긍지’를 천천히 쌓아나가는 삶을 꿈꾼다.

쓰라는 말 한마디 없지만
뭐라도 쓰고 싶게 만드는 책

이 책은 글을 잘 쓰는 요령이나 팁에 대해서는 조금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관계, 생산, 효율에 지친 사람들에게, 누가 시키지 않은 일, 돈이 되지 않는 일을 하는 기쁨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작가는 기획 단계에서 책을 쓰는 취지를 밝혔다. 쓰지 않는 삶을 더 이상 상상할 수 없게 된 그의 이야기는 ‘뭐라도 쓰고 싶은’ 마음을 쉬지 않고 자극한다.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그의 이유들이, 읽는 이의 결핍과 공허를 줄기차게 건드리기 때문이다. 많은 독자가 이윤주 작가의 글을 읽고 “스킬 대신 쓰는 동력을 선물하는 글”이라 입 모아 말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 어떤 작법서보다 ‘쓰는 재능’을 효과적으로 자극하는 책이라 말할 수 있다.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스킬보다 동력이 훨씬 유효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쓰라’는 말 한마디 없어도, 스치는 단어 하나 게을리 고르는 법 없는 그의 개성 넘치고 옹골진 문장들이 그 자체로 교본의 역할을 한다.
쓰여야만 명확해지는 마음이 있다. 나만 느끼는 불편함, 정리하고 싶은 아픔, 일상을 흔드는 슬픔…. 어떤 마음들은 밖으로 꺼내어져 정확한 언어로 말해져야만 떠나보내거나 붙잡아두거나를 선택할 수 있다. 작가는 이 과정이 삶에 얼마나 유의미한 힘을 발휘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어쩌면 ‘과도한 정보’가 될지 모를 자신의 이야기를 용기 내어 풀어냈다. 다음은 당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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